사이퍼즈
쌍창: 장미의 기사
슈디츠크네라 라 비아스테스 범꾸뀨
2016. 3. 1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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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녀의 이름은 드렉슬러의 애장품... 까뜨린느 //// 라고전해랏..
두 남자 중
한명은 신을 믿었고,
다른 한명은 자신을 믿었다.
두 남자 중
한명은 자신의 신념에 미쳤고
다른 한명은 자신의 꿈에 미쳤다.
두 남자는 서로를 믿었고,
사랑했으며, 그들의 묘한 우정은...
한 남자의 약혼으로 깨어지기 시작했다.
신이시여 ...
붉게 변한 쇠를 망치질 하는 소리가 공기를 울리며 퍼져나가 공방이라는 공간을 채우고 문 밖으로 새어나가 새로운 무기의 태동을 알리는 듯 했다.
그 앞에선 깔끔한 제복차림의 고집스러운 인상의 사내가 일그러진 투구를 품에 안고 말없이 그 문을 열고 들어서며, 오로지 망치질에만 열중하고 있는 갈색머리의 하얀 새치가 독보이는 사내의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며 조용히 언제 열었냐는 듯 문을 닫았다.
"...야 알베르토.. 난 말야 이 지겨운 전쟁을 끝내버릴꺼야!! 이 발명품!! 이 무기만 완성되면 우리는 상대보다 더 뛰어난 무기 살상력을 가지게 될꺼라고!!"
오랜 망치질에 지친듯한 잠긴 목소리가 기쁨에 차 망치질 소리에 맞춰 울려퍼졌다.
"이 놈은 전쟁을 끝내기 위한 그 모든 것을 충족할꺼야.듣기만 해도 대단하지? 이 천재님이 만든 무기중 가장 대단한 놈이 나올꺼라고! 믿겨져? 더 이상의 전쟁으로 시간 낭비할 필요없이. 우리를 승리로 이끌꺼라고, 그럼 알베르토 나와 카트린느의 결혼식 주례는 네가 해줬으면 좋겠다."
말을 꺼내며 흥이 오른건지 망치질 소리가 경쾌하게 울리며 그의 기분을 대신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다리오 그건 무리일세, 서로의 신념을 걸고 서로의 창을 맞대는게 우리의 정의며 의지가 아닌가. 그런 무기가 있을리 없지않나 만약 만들어진다면 그건 생명에 대한 모독일세. 내 자네의 결혼식 주례라면 기꺼히 하겠네만, 난 아직도 믿기지 않네 다리오 자네가 약혼이라니"
눈길하나 주지않고, 망치질에만 열중하고 있는 드렉슬러에게 로라스는 설교하는 사제처럼 진지하게 대답을 남겼다.
이내 입을 다물고, 그간 드렉슬러의 그림자인 양 침묵을 고수하며 그의 작업공간을 침범하지않고 물음에 그의 말에만 대답하던 로라스는 그날 따라 무언가 달랐다.
오랜 침묵 끝에 한번도 방해한 적 없는 그의 작업을 방해하기로 마음 먹은 듯한 굳은 표정을 하고 그의 어깨에 손을 가져가며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사실 난 렉스. 평생 독신으로 산다던 자네가 약혼이라니 아직도 나는 믿기지 않아. "
갑작스러운 로라스의 행동에 놀란 드렉슬러는 잠시니마 망치질을 멈추고, 약혼 이후 한번도 바라보지 않았던 별을 담은 신념 가득한 그 푸른 눈을 바라보았다.
오로지 자신만을 쫒던 그 두 눈을.
익숙한 일인것처럼 작은 미소만을 남기고, 망치질을 다시 시작하며 드렉슬러는 말을 꺼냈다.
"알베르토. 이 깡통새끼 아직도 삐진거냐?"
"다리오....드렉슬러...렉스...난 자네를 아주 많이 좋아했네, "
애원하는 듯한 침묵을 고수하려는 성대를 강제로 짜내는 듯한 목소리가 그의 이름을 불렀고, 꺼내선 안돼는 감정을 입에 올렸다.
"....."
상관없다는 듯한 드렉슬러의 망치질 소리는 더욱 커져갔고 그의 입을 막으려는 것처럼 그의 목소리를 지워버리려는 듯한 차분한 움직임이였다.
"자네가 내게 어떤 말을 해도 난 자네가 좋았고, 자네를 지켜주고싶었네, 그저 자네를 따라가다보니.. 어느순간 홀린 것처럼 기술 또한 따라하게 되었지.. 어설픈 나를 보고 자네가 기분 나빠 하면서도 가르쳐줬지만... 렉스 자네가 허락한다면 나는 자네에게 언제든 구혼할 준비가 되어있었네, 왜 하필 그녀인가. 그녀라면 나도 거절하지 못할거라고 생각한건가.."
저를 바라보지않고 오로지 망치질에만 열중하는 드렉슬러의 어깨를 꽉 쥐며, 그를 뒤에서 끌어안아 제 품에 가두고 고통에 찬 자신의 마음을 전하던 로라스는 그럼에도 망치질을 멈추지 않는 드렉슬러의 고집을 꺽지 못했다.
"알베르토 난 네가 뭐라고 하던 그녀를 사랑한다. 그녀와 평화롭게 공방 하나를 운영하며 살고싶어."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로라스의 마음을 부서나간다
그럼에도 다른 이유는 필요하지 않았다.
"....자네가 그렇다면 나도 내 의지대로 행동하겠네, "
드렉슬러의 온기를 놓아주기 싫은 것처럼 품안의 그를 놓아주고 드렉슬러의 앞에 서 작은 단검을 꺼내 망설임없이 제 오른손을 그고 깊게 찔러 뽑아내자 넘치듯 흘러내리는 로라스의 피가 바닥을 더럽혔고, 피 냄새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그 모습을 본 드렉슬러는 로라스의 다음 행동에 욕이란 욕은 다 꺼낼수 밖에 없었다.
멈추지않고 피가 흐르는 오른손으로 주먹을 가볍게 쥐고 제 왼쪽 가슴 심장어림에 가져가 그의 의지를 대변하듯 힘껏 찍었고, 그 손이 떨어지자 로라스의 왼쪽 가슴에는 묘하게도 한송이 붉은 꽃이 핀 듯한 핏자국이 새겨졌다.
"나 알베르토 로라스는 나의 꽃을 위해 내 모든걸 그대에게"
"야이 깡통 새끼 ♡♡♡이 또라이 새끼♡♡♡♡♡ 미친새끼야아!!!♡♡♡ "
드렉슬러의 반응에도 자신의 할말만 남긴 로라스는 핏물에 젓은 손으로 그 단검의 칼날을 잡고 그 손잡이를 드렉슬러에게 향하여 내밀었다.
장미의 기사. 군주가 아닌 단 한명의 여인을 위해 검을 드는 행위로서, 평생 그 여인만을 바라보고 그 곁을 지키는 기사만의 순결 의식이라고 부르는 그 의식은 드렉슬러의 모든 것을 빼앗기에 충분했고, 로라스 그 자체로 얼마나 신념에 묶여있는지 잘 알기에 사전에 예방하지못한 자신을 원망할 뿐이였다.
"또라이새끼야아아"
"대답은 필요없는거 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