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놀랍게도아무것도없었다

인어 본문

인어

슈디츠크네라 라 비아스테스 범꾸뀨 2016. 5. 23. 13:01
내가 왜 이곳에 와 있는걸까?

파도소리와 함께 많은 생명이 숨쉬는 바다에서 바위에 앉아 인간들의 배를 본게 내 마지막 기억이였다.

정신을 차려보니 적막에 휩싸인 공간, 생명도 느껴지지 않는 몸을 움직이기도 힘든 좁은 공간에 갇혀, 두려움에 울며 꺼내달라고 살려달라고, 몇번이고 벽을 두드리며 울고 또 울다 잠드니 또 다른 공간에 나는 갇혀있었다.






파란 천장과 인공적인 조명 인공적으로 만든 바위와 하얀 모래가 깔린 바닥.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있는 인공적인 파도를 이르키는 해수 그리고 이곳이 바다가 아니라는걸 증명하는 유리벽만이 이곳이 바다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고 소란스러운 소리와 함께 한쪽 벽이 열리고 검은 옷의 남자들이 들고 온 나무 상자를 내려놓았다.

상자에서 웅크린 채 축 늘어진 은발의 인어를 꺼내자 수많은 파란 진주들이 굴러 떨어져 하얀 모래를 푸른 빛으로 장식했고, 그 아름다움과는 달리 남자들은 검푸른 비늘로 덮인 인어의 꼬리를 조심스럽게 해수에 담궈 천천히 인어를 물에 밀어넣곤 나무 상자를 들고 벽 밖으로 사라졌다. 언제 벽이 열렸는지도 알 수 없을 만큼 빠르고 신속한 행동들이였다.

미동도 없이 인어는 깊은 바닥에 늘어져 있었고 미약한 반응도 없이 죽은 것처럼 그렇게 늘어져 있었다.
그렇게 몇시간 벽밖에선 들어가려는 사람들과 말리려는 사람들이 충돌한것처럼 작은 소란이 일어났고 그 소란스런 소리에 인어는 미약한 움직임을 보이곤 결국 깊은 악몽에서 깨어난처럼 화들짝 놀라며 크게 몸을 뒤틀었고, 몇번 눈을 깜빡이더니 당황한것처럼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깊은 바다로 돌아가려는 듯 검은 유리벽을 향해 헤엄을 쳤고, 쾅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를 감싼 인어가 유리벽을 더듬거릴 뿐이였다.

혼란스러움 그리고 두려움에 휩싸인것처럼 수조 이곳 저곳을 방황하며 바위며 벽이며 제 몸은 상관없다는 몇번의 자해 끝에 이곳에서 나갈 방법이 없다는걸 깨닭은 인어는 바위 위로 올라가 슬픈 눈물을 흘릴 뿐이였다.

신기하게도 인어의 눈물은 진주가 되어 물속으로 떨어졌고, 인어의 감정을 말해주듯 진한 검정색으로 물든 흑진주는 보라빛으로 반짝였다.
울다 지쳤는지 바위 위에서 인어가 잠들었고, 수조는 인공파도만이 철썩이며 자장가를 불러주었다.

인어가 다시 눈을 떴을땐 어디에서 들어온 것인지 물 속에선 색색의 작은 물고기들이 돌아다녔고, 인어는 조심스럽게 물속으로 들어가 물고기들의 모습을 바라볼 뿐이였다. 이내 몇마리를 잡아 입에 넣었고, 줄어든 물고기만큼 어디선가 물고기들은 들어와 헤엄쳤다.

그리고 그렇게 천천히 적응해 혼자 바위 위에서 노래할때 쯤 검은 유리벽이 사라지고 그 넘어 가득한 사람들이 잠에서 깨어난 인어 앞에 모습을 들어냈다.

당황과 두려움 그리고 공포 인어가 느끼는 감정은 행동으로 그 모습을 들어냈고, 결국 자해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행동으로 어디론가 도망가려 유리벽이며 바위며 벽이며 쿵 쾅거리며 발버둥쳤고, 그럴 때마다 유리벽 넘어의 사람들은 환호했다.

 결국 지쳐 물속에 꼬르륵 가라앉아 죽은 것처럼 눈치만 볼때 슬픈 표정으로 저를 홀린듯 바라보는 에메랄드색 눈을 가진 갈색머리 남자아이와 시선이 겹쳤고, 아이는 입모양으로 말을 걸어왔다.

처음엔 뭘 말하는지 몰랐지만 같은 말을 그 아이는 반복적으로 유리벽에 속삭였고 결국 인어는 그 말을 이해했다.

-괜찮아요?

그 짧은 위로는 두려움에 얼어버린 인어의 마음을 녹였고 그 녹아버린 두려움은 눈물이 되어 흘러내렸다. 물 속에서도 인어의 눈물은 진주로 변해 흩어졌고, 여러감정이 섞인 무지개 빛으로 그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오직 인어에게서만 구할 수 있는 귀한 진주가 인어의 볼을 타고 흩어져 수조 바닥을 스스로의 빛으로 가득 채워나갔고, 사람들은 그 놀랍고 신비한 모습에 침묵했다.

인어는 놀란 남자아이를 향해 헤엄쳐가 유리벽 넘어로 손을 맞추고 아이가 했던 것처럼 속삭였다.

"괜찮아요."
놀랍게도 유리벽 넘어로 인어의 목소리는 울려퍼졌고, 묘한 마력을 품은 인어의 목소리에 사람들은 숨소리 조차 내지못하고 둘의 모습을 바라볼 뿐이였다.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소년은 인어를 가끔 찾아왔다.

인어를 찾는 사람들로 인해 표를 구하기 힘들다고 소년은 자주 찾지못해 미안하다고 인어에게 속삭였다.

인어가 대답하자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인어에게 말을 걸었고 그런 이들은 날이 갈수록 많아졌지만, 인어는 소년 그 이외엔 그 누구에게도 손을 마주하지도 대답하지도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았다.

단지 조금씩 말라가며 침묵으로 눈물을 흘렸고 오로지 소년이 찾아왔을때만 적지만 식사를 하고,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었다.

 슬픈 인어도 충분히 아름다웠지만 인간과 말을 섞는 인어는 귀한 짐승이였고, 인어를 살리기 위해 관계자들은 소년을 무료 입장을 시켜줄 수 밖에 없었다.

그날 처음으로 인어는 소년에게 노래를 불러주었고, 모든 사람들은 인어의 목소리에 홀려 인어를 바다에 풀어줘야 한다고 입을 맞췄고, 시간이 흐르자

인어는 바다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인어가 바다로 돌아가기 전날 소년은 인어가 바다로 돌아간다고 말해주었고 인어는 기뻐했지만 이별은 너무나도 슬펐고 처음으로 소년과 인어는 이름을 나누었다.

마물 혹은 요정이라 칭하는 환상의 생명체들에게 이름이란 주박과 구속을 행할수있는 그 실체를 뜻하지만, 인어는 자신의 이름을 소년에게 말해주었다.

소년은 의미를 모른채 인어에게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고, 인어는 약속했다.


그렇게 인어는 어머니의 바다로 돌아갔다.

.
.
.

그때의 기억과 약속이 내 안에 아픔으로 남아 내 작은 행복을 괴롭혔고 결국 나는 바다의 마녀를 찾아 헤험쳐 마녀의 동굴 앞에서 망설이고 있었다.

바다의 마녀는 할머니는 기다렸다는 듯 나를 데리고 동굴을 안내해줬고, 마녀는 내 최후를 알고있었다.

마녀는 바다의 할머니며 가장 오래 산 현자이기에 내가 인간들에게 잡혀 간것도 나로 인해 많은 인어들이 바다로 돌아올 운명이였다고 말해주었고,

육지에서 인어로 말라죽을 거라고 가지말라고 애원했다.

그럼에도 운명을 바꿀수없었다.

그 아이를 사랑했고, 최후라 할지라도 만나고 싶었다. 그 미소가 보고싶었고, 그 미소로 내 안에서 녹아내린 두려움이 나에게 용기를 주었던 걸까.

그날 마법의 신발을 주면서 바다의 마녀는 바다의 할머니로 나를 걱정하고 또 당부했다. 그리고 그녀가 흘린 눈물은 피처럼 붉은 다이아몬드로 변해 쏟아져 내렸다. 

"아가야 이 신발을 네 꼬리 지느러미에 가져다 대면 넌 인간의 다리를 얻게 된단다."

"아가야. 나는 네가 가지않기를 원하지만 네 마음은 막을수 없단다."

"아가야 꼭 기억하렴. 네가 인간의 다리를 가지고있는 시간은 달이 어둠에 삼켜지는 날이란다. 아침해가 떠오르는 순간 마법은 풀리고 인어로 돌아올꺼야."

"아가야 혹시나 네가 기억하지 못 해도 그날 밤부터 비늘이 다시 자라나고 아침 해가 뜨면 다리는 꼬리가 될꺼야. 부탁이니, 비늘이 자란다면 아가야 망설이지말고 바다로 돌아와야 한다? 알았지?"

후회는 남지않았다. 왜일까.

나를 풀어주었던 육지를 찾아 끝없는 바다를 헤험쳤고, 모든 것들이 나를 응원해 주었다. 가끔 그 아이가 내게 바다에 대해서 어디에 있는지 여기가 어딘지 말해주곤 했기에 나는 그 아이가 살고있는 육지를 찾을 수 있었다.

신발을 신고, 인간으로 변해 육지에 올랐고, 일어나서 걷기까지 하루라는 시간이 흘러가 조급하게 만들었다. 일어나 한 걸음이면 다리가 풀려 모래 위에 넘어졌고 인간들은 어떻게 잘 걸어다니는지 궁금해졌다.

인간의 도시로 향해 걸어갔고, 육지는 바다만큼 복잡하고, 넓었다. 바다괴물과 같은 소리를 내고 고래만한 물건을 탄 많은 인간들이 무작정 걸어가는 나를 탐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렇게 이틀. 누군가 나를 태워주었고 보답으로 언젠가 흘렸던 진주를 선물하고, 아이가 살고있는 도시에 도착했다. 그리움은 채워지지 않았고, 육지로 가기만 하면 너를 만날수있으리라 믿은 내가 바보였을지도...


정말 네가 사는 도시에 도착했지만 도시는 넓었고, 어디에 사는지는 알수없었다.

막연한 서러움에 또 울고 울었다. 인간으로 변했음에도 인어의 본질은 변하지 않아서 흘린 눈물은 모두 진주가 되어 떨어져 내렸다.

회색빛으로 물든 진주는 지나가던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모았고 탐욕 그것이 그들의 이성을 지배하는것처럼 진주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이 나를 향하는 듯한 두려움이 나를 다시 지배했다.

나를 향해 서서히 다가오는 그들을 피해 뒤돌아 도망치듯 달려  그곳에서 벗어나서야. 사람들은 내가 아닌 진주를 줍느냐 정신이 없었다는걸.. 나중에서야 나를 쫒는 이가 없다는걸 알고 안도했지만, 너를 만나지 못함에 바다로 돌아가고 싶었다.

차라는 물건으로 도시에 도착했을 땐, 나를 바라보며 웃어주었던 네 모습이 아른거려서 차안에서 기쁨에 울었던 나를 태워주었던 착한 인간들이 내게 했던 말을 이제는 이해할수있었다.

-인어님 사람들 앞에서 울지말아요 그들은 욕심에 눈이 멀어 인어님을 다치게 할지 몰라요. 절때 그들 앞에서 울지마세요.

그렇게 다시 하루가 지나버렸다.

3일째
아무것도 먹지못해, 맛있는 냄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인간들의 가게에 들어갔다.
약간의 진주를 내밀고 이것 밖에 가진게 없다고 사정하자 그들은 충분하다면서 음식를 내주었다.

내가 인어라는걸 알고있는것만 같아서 두려웠지만, 허기를 인간의 몸은 견디지 못했다.

보고싶다.

인간들이 돈이라고 부르는 그것은 우리의 눈물일까. 가는곳마다, 진주를 받고 내게 많은것을 내주었다.

잠자리 음식 그리고 옷 나를 아는척하며 친절하게 굴며 내게 진주를 요구했고, 수족관 그곳에서 아무것도 모르던 내게 말을 걸던 인간들 그들이 떠올라 무시하자 곧 사라졌다.

의미없는 시간이 계속 흘러갔고, 나는 인간을 이해할수있었다. 선과 악을 동시에 가진 욕심많은 동물 그것이 인간이였다. 그래도 그 아이만은...

도시 이곳저곳을 그 아이를 찾아 떠돌았다.

이제 내게 남은 시간은 일주일.

결국 내게 끔찍했던 너와 만났던 수족관이란 곳을 찾기로 했고, 수소문 끝에 그곳을 찾았다.
표를 사고들어가자 그곳에 전시되어있는 많은 바다 생물들이...역겨웠다. 구역질에 견딜 수 없었다.

그래도.. 내가 있던 곳에 가면 네가 있을지 모른다
내가 있었던 수조는 한눈에 찾을 수 있었다.

바다로 돌아가 이곳에 갇힌 꿈을 꿨다.  끝없는 악몽이였고, 네가 나를 찾는 그 시간만이 짧은 구원이였다.

너는 내가 없이 텅빈 수조의 유리에 손을 올리고 마치 내가 그곳에 갇혀있는 것처럼 말을 걸고 있었다.

.
.
.

갈색머리를 한 소년은 그렇게 텅 비어버린 수조를 바라보며 꿈을 꾸고있는 듯 했다. 인간의 다리를 가진 은발의 인어는 그리움에 소년을 품에 안고 입맞추는 대신 소년을 바라보며 인어였을 때처럼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약속의 노래였고, 이 세상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맑은 음성. 바다의 노래였고, 가사없이 감정을 표현하는 인어의 노래였다.

소년은 노랫소리에 등을 돌렸고, 약속으로 인해 자신을 찾아온 아름다운 인어를 다시 만났다.

시선이 겹치는 그 순간 둘의 시간은 멈춰버렸고,
소년은 첫눈에 반해버렸던 인어를 다시 만났다.

둘은 아무런 말도 나누지않았지만, 소년은 행복했고 인어또한 행복했다.

소년은 인어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고, 인어는 웃으며 소년의 손을 잡고 소년과 함께 소년의 집으로 향했다.

둘은 영원히 행복할거처럼 그렇게 서로를 향해 웃으며, 서로가 모르는 이야기를 꽃 피웠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인어의 운명은 더욱 가혹함으로 물들어갔다.

.
.
.
.


아무것도 없는 작은 빌라에 소년은 홀로 살고있었다. 소년은 수족관에서 아르바이트 몇개를 받아 일하게 되었다고 인어에게 말했고, 인어는 그 의미를 물으며 하나하나 소년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

그렇게 인어는 안의 소년 또한 인간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인어는 소년을 사랑했고 소년을 위해 눈물 흘렸다.
소년을 위한 진주는 소년의 눈동자를 닮은 에메랄드 빛으로 물들어 흩어졌고, 소년은 당황하며 인어를 달랠 수 밖에 없었다. 

둘은 서로를 위해 울었고, 웃었으며 서로를 사랑했다.

소년은 인어가 육지를 좋아해 달라고 말하며 자신이 아는 가장 아름다운 것들을 알려주고 말해주고 보여주었다.

혼자는 하루가 1년 같지만 사랑하는 둘에겐 1년이 하루같기에 인어에겐 시간이 없었다.

곧 이별해야 함은 인어에게 너무 가혹했고 바다로 돌아가야 하는 초하루는 오늘이였다.

오늘 밤은 달이 없기에 바다의 할머니가 말한 날이 오늘일꺼다.

인어는 소년이 내어준 방에서 자신이 소년에게 느끼는 모든 감정을 진주라는 형태로 바꾸어 가득 채워나갔고, 아무렇지 않은것 처럼 자신의  마지막을 가장 좋아하는 아니 그것이 착각일지라도, 소년과 함께함에 두려움이 녹아내리는것처럼 제 발목에 자라난 비늘을 쓰다듬었다. 

"바다의 어버니 바다의 아버지 그 아이와 조금 더 함께하고 싶습니다."
인어의 목소리가 아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인간의 목소리로 인간의 마음으로 바다에게 빌었고, 그렇게 해는 차오르고 인어가 바다로 돌아가야하는 마지막 날을 알려오고 있었다.


.
.
.

그 아이를 처음 본 건 고아원에서 나와 버려진 빌라를 발견해 살기 시작한지 1년정도. 어느 때처럼 심부름으로 약간의 돈을 받아 끼니를 해결하고 살고있었다. 그날은 인어가 들어왔다면서 인어의 노래소리를 들어본 적있냐고 내게 심부름을 시킨 수족관의 사육사가 편의를 배풀어 관람하게 해줬고, 그는 상기되어 흥분해 있었다.

그날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된다고 내게 말했다. 구경하고 가라며 좋은 자리라며 물속이 보이는 유리벽 앞에 나를 내워놓고 유리를 가린 천들을 치우러갔다.

눈앞에 천의 치워지자 아름답게 꾸며진 수조 안에는 은발의 아름다운 아이가 물고기처럼 생긴 푸른 하반신을 가진 채 잠들어 있었다.

아이의 모습을 본 사람들이 환호했고 곤히 잠든 아이는 놀라 깨어난 듯 했다.

슬픔 두려움 공포 그리고 절망이 그 애의 얼굴에 스쳐지나갔고, 굉음을 내며 온몸으로 수조를 탈출하려 발버둥쳤다. 당장이라도 그 애가 다치지 않을까. 그 애를 꺼내 지켜주고 싶고 바다로 돌려보내주고 싶었다.

사람들 중 그 어느 누구도 조금있으면 진정될거라며 걱정은 커녕 환호했고, 그들의 이기심이 저 아름다운 인어를 고통받고 괴롭게 했다는게 이해할 수 없었다.

바닥에 늘어진 인어를 보고 당장이라도 울고싶었다. 그 순간 인어와 시선이 겹쳤다. 내 말을 알아줄까? 무작정 괜찮냐고 아프진않냐고 유리벽 넘어 네게 물을 수 밖에 없었다.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괜찮았으면 좋겠다고, 계속해서 나를 바라보는 유리벽 넘어의 인어에게 속삭였다.

어느 순간 인어는 울기 시작했다. 인어의 눈물은 스스로 빛을 내는 구슬로 변해 떨어졌고,  물속이라는게 믿기지 않았지만, 그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다.

 유리벽에 손을 가져가 닿지않는 유리벽 넘어 물속 인어의 볼을 더듬었다.

그 순간 기적이라도 일어난듯 인어는 내게 헤엄쳐 왔고 나와 손을 마주하고 나를 바라보았다.


인어는 내 말에 답해주었다.

나중에 심부름을 시킨 사육사 형이 내가 운이 좋은거라고 말했다. 인어는 인간에게 그 어떤 말도 하지 않는다고, 질문하지도 대답해주지도 않는다고 했다. 그들은 아름답기만한 노래하는 물고기라고 생각할수 정도로 인어는 인간을 싫어한다고 했다.

그래도 애가 보고싶어서 매일 찾아갔다.
형은 표를 사서 들어오라고 눈치를 줬고, 내가 가진돈은 얼마 없었기에 비싼 표를 사지못해 심부름이 아니라면 인어를 만날 수 없었다.

인어에게 내 사정을 속삭여봤지만 이해했을까?
기다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사육사 형은 내 사정을 알고있기에 인어가 예쁘긴 하지라고 농을 던지며 사소한일이라도 나를 불러주었고,
인어를 보러 갈때마다 인어가 밝아보여 안심했다.
다만 점점 말라가는 인어를 보고 걱정스러워 할때 형이 내게 인어한테 뭐했냐. 라며 물어왔었다.

"괜찮냐고 물어봤어요."
"젠장 내가 물어볼껄. 부러운 자식"
형은 인어가 계속 식사를 거부하다가 내가 오고나면 떠들상대가 있어서 기분이좋은건지 그나마 먹는다고 말해주었고, 상부에서도 인어의 생존을 위해 내가 수족관에서 일하는걸로 하고 인어담당으로 식사만 하게 해주면 돈도 준다고했다.


그 애를 매일 볼수있다. 설램에 한걸음에 수조로 달려가 그애에게 속삭였다.
이제 매일 볼 수 있다고, 그애의 표정이 수줍은 기쁨으로 물들었고, 그렇게 아름다운 노래는 처음 들었다.
그애의 행복과 기쁨이 느껴졌고, 나도 모르게 활짝 웃으며 그 애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내게 다가오며 그 애는 노래를 계속했고 유리벽이 우리를 갈라놓자 그애의 슬픔이 노래에 가득 녹아들어 마지막엔 사람들을 울렸다.

사람들은 그날 이후 인어들을 바다에 돌려보내야한다며 호소했고, 그 애가 바다로 돌아간다니 기뻤지만 함께하는 꿈만 같은 시간이 끝남에 우울해졌다.

많은 애기를 나눴고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네가 우리를 미워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를 미워하지 말았으면좋겠다.
작은 바램은 시간이 갈수록 커져만 갔고, 욕심이 되어 내 발목을 붙잡았다.

그리고 결국 우리의 이별이 인어가 바다로 돌아갈 날이 정해졌고, 나는 그애에게 이별을 고할 수 밖에 없었다.

이름이라도 알고싶다.
그게 욕심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게 그애에게 어떤의미인지 나는 아무것도 몰랐었다.

내 이름을 알려주며 그 애의 이름을 물었고,
그것은 나만이 아는 영원한 비밀이였다.
지금에서야 알았지만 인어에게 이름은 소중한 것이였기에 지켜주고싶은 마음이 더 컸다.

.
.
.

다시 만나자며 소년은 유리벽 넘어의 인어의 이름을 부르며 약속을 했고, 인어는 언령의 주박에 따라. 거절할 수 없었다.

소년은 인어가 바다로 돌아갔음에도 수족관을 떠나지 못했다. 인어가 살던 수조에서 그렇게 하염없이 인어의 모습을 그리며 인어의 손을 잡고 함께 수조를 헤엄치는 꿈을 꾸고있는지도 몰랐다
수조유리에 손을 가져간채 두눈을 꼭 감고 무슨 꿈은 꿈꾸는지 알수없었다.

그렇게 몇시간뒤 눈을 뜬 소년은 무슨 생각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필사적인 표정이 되어 있었다. 그는 인어의 수조 안에 들어가 인공파도가 치는 물속에 옷을 벗고 들어갔고, 수영을 하는건지 장난을 치는건지 발버둥을 치는건지 모르는 볼품없는 모양새로 잠수해 언젠가 자신과 인어가 처음 만났던 그날 인어가 흘렸던 빛나는 인어의 진주를 주워 손에 쥐고 물위로 올라왔다.

인어의 목소리가 인어의 첫 마음이 담긴 진주에 입 맞춘다면 저주는 풀려 물거품으로 변해 사라지는 인어공주의 운명이 바뀔까?

인어의 마음에 소년은 입맞췄다. 그것이 마치 인어인것처럼, 그리고 그것을 삼켜 마치 인어의 슬픔을 가진것처럼 오열하기 시작했다.

인어와소년은 장소도 정하지 않은 채 다시 만나자 약속했기에 소년은 깊은 고독에 그 애의 아픔에 울었던걸까 그렇게 인어의 수조 안에서 소년은 울고 또 울었다.

만나고 싶다. 보고싶다. 안아주고싶다. 유리벽 넘어 그 온기를 느끼고싶다. 소년의 감정은 눈물에 섞여 더욱 그 크기를 키워 갔고, 소년은 그렇게 매일 인어의 수조의 유리벽에 손을 올리고 눈감으면 닿을수있는 인어의 흔적들에 바다로 인어를 찾으러 가고싶었던 걸까? 소년은 그렇게 꿈을 꾸고있었다.

그렇게 몇달 후 인어가 소년을 만나러왔고, 소년은 마치 인어의 언령에 사로잡힌것처럼, 인간의 다리를 가지고 저를 찾아온 인어를 마주한 순간 더는 인어를 놓아줄 수 없었다.

인어를 다시 만난 것만으로도 소년은 행복했다. 하지만 소년 안에서 커져버린 욕심은 그들의 시간을 너무나 짧게 만들었고 그들의 이별은 바꿀수도 벗어날수도 없었다.

카운트 다운은 끝나갔고, 운명을 바꿀수있는 마지막 날은 오늘이였다.







날이 밝자 인어는 소년에게 가장 즐거운 곳에 데려가 달라고 말했다. 소년은 고민없이 바다가 보이는 놀이공원으로 인어를 데려갔다.

둘은 웃고 떠들고 울고 화내고 가장 평범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마주잡은 두손을 영원히 놓지 않을 것처럼, 붙잡고 관람차에 올랐다.

"당신이 없다면, 심장이 멈추고 당장 죽을꺼 같이 느껴졌어요, 당신이 없는 그 시간은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당신과 함께하는 지금이 순간은 그 어느 때보다 내가 살아있는거 같아. 사랑해요. 나와 함께해줄래요?."
소년은 인어를 향해 가장 행복한 미소를 그리며 인어를 끌어안았고 인어는 놀라 눈을 크게 떴지만, 소년과 같은 행복한 미소를 얼굴에 그렸다.

"난요. 당신의 남은 시간에게 잘못하는 일이라 
또 한 걸음씩 물러서고 싶었어요, 그래도 당신이 보고싶어서 만나러왔어요. 후회는 없어요. 당신의 삶에서 나는 몇번이고 떠올리고 잊혀져도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자신을 끌어안은 소년의 귓가에 인어는 자신의 마음을 소년에게 속삭였고, 소년은 의미심장한 인어의 말보다 인어의 사랑한다는 말만이 소년의 귓가에 울려퍼졌다.

둘은 입 맞췄고, 관람차에서 내린 인어의 다리는 점점 지느러미로 돌아가고있었다.

다리에 힘이 풀러 주져 앉은 인어의 두려움은 자신에게 손을 내밀고 괜찮나며 자신의 손을 꼬옥 붙잡아 이르켜 끌어안은 소년으로 인해 녹아내렸고, 인어는 미소 지을 수 있었다.

인어의 태양은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고,인어의 세상은 붉은 빛으로 물들어있었다. 갈증이 심해졌고, 바다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커져갔지만, 그 마음은 소년을 향한 인어의 사랑을 막을 수 없었다. 인어는 후회하지 않았다.

"부탁이 있어요. 나 목이 너무 말라요..물 좀 가져다 주시겠어요? 그리고 있죠. 만약 내가 인어로 눈 감는다면 내 마지막 눈물을 삼켜주세요. 그럼 나는 다시 당신을 만날 수 있을꺼에요."
인어는 소년에게 부탁했고 불안하게 느껴지는 마지막 말에 소년은 걱정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인어는 아무것도 아니란 듯 대답하고 목이 타는지 더는 말하지 못했다.

"괜찮아요? 많이 힘들었어요? 금방 사올께요 여기서 기다려요. 알았죠? "
인어는 대답하지 못했고, 소년은 가게를 향해 급하게 뛰어갔다.

소년이 떠나자 인어의 다리는 다시 지느러미로 변했고, 태양은 인어로 돌아간 인어를 죽음으로 이끌었다. 죽음의 두려움보다 겨후 만난 사랑을 두고 떠나야 함에 인어는 마지막임에도 바다가 아닌 소년이 떠나간 곳을 바라보았다.

-사랑했어요.
소년이 떠나간 곳을 향해 소년의 뒷모습을 향해 인어로서 인어의 언어로 나오지 않는 목소리 대신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 순간 인어는 마지막 숨을 내쉬었고, 혼탁해진 빛을 잃은 두 눈에서 손가락 마디만한 붉은 진주를 흘렸다.

인어의 손바닥에 떨어진 붉은 진주는 투명한 수정과 같았고 소년의 눈동자를 닮은 에메랄드 빛 작은 진주를 품고 있었다.

그렇게 인어는 꿈을 꾸는것처럼 눈을 감았고, 행복한 미소를 얼굴에 그렸다.

그것이 인어의 마지막이였다.
얼마 지나지않아 소년은 물병을 사들고 그 자리에 나타났고, 소년은 생명이 떠나간 인어의 차가운 몸을 끌어안고 울고 또 울 수 밖에 없었다. 말할수없는 슬픔에 휩쓸린 소년의 귓가에는 마지막 인어의 부탁이 울려퍼져서 저도 모르게 인어의 말을 따라 울얼거리며

".... 그럼 나는 다시 당신을 만날 수 있을꺼에요"

인어의 입에 입맞추고 인어의 손바닥 위에 떨어진 붉은 진주를 삼킬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인어의 몸은 물거품처럼 하얀빛을 내며 흩어졌고,여우비가 되어 소년을 끌어안고 사라졌다.

 소년은 무작정 바다를 향해 걸어갔고, 그곳에는 바다의 마녀 바다의 할머니가 소년을 기다리고 있었다.

"네가 그 아이가 죽을 운명임에도  만나고자 아이군아. 내게 말해다오 그 아이는 행복했는지 "

"저도 모릅니다.행복했을까요? 이렇게 되리란걸 알았다면 저는 약속하지 않았을 겁니다. "

"아가야 자책하지 말거라 너는 그 아이를 다시 만날 수 있단다. 어머니가 바다가 내게 그렇게 말해줬단다. 그 아이를 찾아내는건 네 몫이란다. 그 아이는 너와 같은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 살고있단다.하지만 인간의 삶은 유한하지..."

"저는...만날 수 없습니다. "

"네가 살아있는 동안 너를 만나지 못한다면 그 아이는 너를 만날때까지 계속 어린나이에 죽음을 만나야 할거란다.그 아이는 망각의 축복을 받아 너를 찾지못하겠지만 네가 그 아이를 만난다면 기억하겠지 단 그 아이를 만날때까지 너는 망각의 축복을 받지못한채 새 생명을 이어갈거다."

"저주입니까?"
소년은 바다의 마녀 바다의 할머니에게 물었고
바다의 마녀는 대답했다.
"축복이지. 그 아이를 만난다면 찾아오거라."

.
.
.
.

그렇게 소년은 여행자가 되었고, 전 세계를 방황하게 되었다. 운명은 소년이 인어를 쉽게 만날 수 없게 만들었고 소년이 찾아낸 인어의 흔적은 인어의 흔적으로 남아 소년을 만나기도 전에 생명을 잃고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다.

많은 것들이 변해갔고 시대 또한 변해 갔다.

소년이 눈을 뜨는 시간과 시대는 달랐지만, 소년은 인어를 갈망했고, 인어는 손에 잡히지 않는 태양이 뜨면 사라지는 물안개처럼 소년의 눈을 가리고, 소년이 붙잡으려하면 흩어져 물거품으로 사라졌다. 소년은 지쳐갔다.

수 없이 꿈꾸던 모든 것들이 희미해지고 소년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온전한 삶을 찾아볼때 쯤, 여행에 지친 소년은 먼 과거의 자신의 집이였던 빌라의 문을 열었다. 그곳에 남겨진 인어의 진주는 인어의 기억을 품고있었고, 인어의 흔적들에 눈 감으면 생생하게 보이는 그날의 추억이 소년의 마음을 죽여갔다.

소년은 그제야 인어가 마지막으로 남긴 것이 인어의 불사였고, 인어 그 자체였다는 걸.

어렸던 소년은 인어가 소년이 되어 함께 살아왔다는 걸,  그렇게 문득 알게되었다.

'네가 살아있는 동안 너를 만나지 못한다면 그 아이는 너를 만날때까지 계속 어린나이에 죽음을 만나야 할거란다. 그 아이는 망각의 축복을 받아 너를 찾지못하겠지만 네가 그 아이를 만난다면 기억하겠지 단 그 아이를 만날때까지 너는 망각의 축복을 받지못한채 새 생명을 이어갈거다.'

바다는 인어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었고, 소년은 잔혹한 진실에 몸을 떨었다.

소년은 바다의 마녀 앞에 서 있었다. 마녀는 미소지었고, 소년은 마녀에게 삼켜졌다.

순환 그것은 마녀의 축복이자 저주였고, 수 많은 여행자.

소년들은 자식을 잃은 바다의 마녀의 양식이 되어 사라졌다.